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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용어 이해하기

미술용어 - 유미주의 Aestheticism

by 이자벨우 2024. 1. 23.
유미주의 Aestheticism

 
미(美)가 인생에 있어 가장 높은 단계의 것이라 하여 미를 위한 미, 예술을 위한 예술을 추구하는 입장. 미와 예술은 오직 자족적이며 자율적이고 자기 목적적으로서, 사회, 정치, 종교 등 어떤 기준들에 의해 판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탐미주의’라고도 하며 원리적으로는 순수주의에 통하는데 영국, 미국에서는 순수 미학, 순수 유미주의라고도 한다. (일부생략)

부르주아적으로는 향락주의 생활 조건의 미화(美化)를 가리키며 종교적, 도피적이며 자연적 인간의 소박미에 안식과 구원을 구하는 것 등 일률적인 것이 아닌데, 인간이 노력할만한 최고 목적은 순수미학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인상주의, 상징주의에서 볼 수 있는 세기말적, 악마적, 관능적 유미주의나, 와일드, 페이터 등과 같은 엑조틱한 것, 또는 북유럽 신화, 슬라브 정신, 켈트 정신과 결부된 민족적 신비주의 또는 메테를링크의 심리적 상징주의 등도 포함된다.

미술에서는 날카로운 색채보다는 파스텔조의 음영을, 문학에서는 정확한 말의 사용보다는 암시적 사용을 이상으로 생각하였다. 예술적 기준의 자율성은 미적 판단 기준을 도덕적 선이나 유용성, 그리고 쾌락으로부터 구별한 칸트에 의해 처음으로 정립되었다. 이어 괴테, 쉴러, 셸링과 영국의 콜리지, 카알라일, 미국의 에머슨과 포 등에 의해 여러 방식으로 소개, 강조되었다. 에머슨은 그의 시 <로도라Rhodora>에서 ‘눈이 보기 위해 있는 것이라면, 아름다움이란 있기 위해 있는 것’이라 하였다. 프랑스에서는 스탈 부인, 철학자 빅토르 쿠쟁V. 과 그 제자 테오필 주프로아가 있다. 쿠쟁은 소르본 대학에서 진, 선, 미에 대한 강의(1818년, 출판은 1836년)를 통해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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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1880년대에는 라파엘전파의 특정 요소들에 의해 고취된 초감수성이 페이터에 의해 공식적 재가를 얻었다. 그는 《르네상스》(1873)의 결론에서 ‘시적 열정, 미에의 열망, 예술을 위한 예술에 대한 사랑’ 등 감수성을 고취시켰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1891) 역시 미적 체험의 우위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한 반동은 모리스와 레다비의 공예운동에서 비롯되었다. 러스킨은 일상 생활에서 벗어난 예술에 반대했으며, 휘슬러(1834~1903)와의 예술지상주의에 관한 논쟁은 유명하다. 이어서 톨스토이는 《예술이란 무엇인가》(1898)에서 도덕 기준과 일상인으로부터 유리된 이른바 순수 미술을반박하였다.

예술이 종교나 정치, 사회 등 어떠한 다른 동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극단적인 편향성은, 시각 예술의 가치를 그 형식적 속성에 두는 클라이브 벨이 주장한 ‘형식주의’의 극단적인 변형에서 그 잔영이 엿보이지만, 세기가 바뀌면서 거의 지지세력을 잃게 되었다. 그러나 미적 기준이 자율적이며 아름다운 예술의 창조 및 감상은 자기 보상적 행위라는, 보다 완화된 형태의 유미주의는 20세기 미학적 견해 가운데 간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겠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유미주의 [唯美主義, Aestheticism, Esthétisme] (세계미술용어사전, 1999., 월간미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