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주의 Neo-Conceptualism
1980년대 중반 이후 신표현주의, 트란사반구아르디아, 배드 페인팅 및 그라피티 아트에 대항하여 나타난 복고풍의 기하학적 미술, 오브제 아트, 개념예술을 연상시키는 타이포그래픽 아트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정확히 말해 1980년대 초 포스트모더니즘의 본격적 전개와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신표현주의 계열의 무절제한 감정의 표출, 그라피티 아트의 지나친 대중적 속물주의 등에 식상하여 나타난 흐름이다.
(일부생략)
이러한 흐름은 1970년대 이후 문화·예술전분야에 걸쳐 큰 영향을 파급시킨 자크 데리다의 해체주의,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레이셔니즘, 차용 이론 등에 영향을 받아 나타난 것으로 내적 감정의 자유로운 분출보다는 분석적, 냉소적, 회의적인 성격을 갖는 것이 전반적 특색이다. 이들 작품은 얼핏 보면 과거의 미니멀 아트나 개념예술, 오브제 아트 등을 연상시키나 실은 시대적 사회상 및 현상에 대한 아이러니, 모더니즘의 역사를 가능케 한 진보주의 사고나 오리지낼리티 개념에 대한 해체 및 냉소로 볼 수 있다. 또 개념주의란 범부에 국한되긴 하였으나 그 표현방식이 워낙 다양해서 명확한 성격을 규정짓기는 어렵다.
네오 지오의 핼리는 이 경향의 대표적 작가로 현대의 영화, TV, 광고 등이 이 시대를 모조품의 시대로 만들어 오리지널이란 개념은 소멸되었다고 주장한 보드리야르의 이론을 토대로 1960년대 미니멀 아트의 리바이벌 형태를 구사하였다. 그러나 그의 회화는 관념적, 금욕적 추상과는 거리가 멀고 전화, 컴퓨터, TV 등으로 연결되는 현대인들의 고립된 생활상에 대한 간명한 메시지이다. 특히 집의 형태를 상징하는 사각형과 집의 벽면치장 도료 및 TV의 선명한 색채를 연상시키는 형광성 잉크를 사용해 모조품에 의해 지배된 현세태를 그대로 반영하였다. 골트슈타인의 기하학적 오브제들은 도널드 저드 같은 미니멀리스트의 조소를 연상시키나 정작 그가 주장하는 것은 기능성을 위주로 하는 미술의 정당성이다. 그의 작품들은 선반이나 책장 같은 생활용품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일부생략) 로울러는 잭슨 폴록과 같은 유명대가의 작품과 일상물을 같이 조화시킨 사진을 발표하여 소위 '걸작'에 대한 고정관념을 전복시켜 미술 자체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환기시켰다. 탠지는 일간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는 듯한 갈색, 청색조의 단색화를 즐겨 그리는 작가로 서술성 짙은 사실적 기법으로 인해 개념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서술적 미술에 가깝다. 홀저의 트루이즘에 기초한 지극히 상식적인 문구는 표현전달의 매개물로 말, 글 등을 채택하여 미술의 관념적 측면을 강조한 개념예술을 상기시키나 상식적 표현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끌어 직접적 참여를 유도한 점에서 현실적 단절을 초래한 개념예술과는 크게 틀리다.
1980년대 중반부터 두각을 드러낸 네오 팝아트 역시 시뮬레이셔니즘 및 차용 이론에 근거해 오브제를 재수용한 점에서 이 경향에 넣을 수도 있으나 1960년대 팝 아트에 뿌리를 둔 점에서 엄밀히 말해 팝 아트의 계승으로 볼 수 있다.
출처 - 현대미술사전,안연희,1999,미진사 ≪일부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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