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메이드 ready-made
원래는 '기성품'을 의미하나 미술에서는 마르셀 뒤샹이 처음으로 창조한 미적 개념으로 오브제의 한 장르이다. 앙드레 브르통은 레디 메이드를 '예술가의 선택을 통해 명실상부한 예술품으로 승격된 기성품' 이라고 정의했다. 1917년 뉴욕 <앵데팡당>전에 출품했다가 거부당한 뒤샹의 소변기 작품 <샘>을 레디 메이드의 전형으로 들 수 있다. 뒤샹은 변기 외에도 술병걸이, 자전거 바퀴, 삽, 타자기 덮개 등을 그대로 작품화시켰는데, 일상용품을 낯선 장소에 배치시켜 원래의 유용성을 박탈함으로써 최초의 목적을 벗어나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레디 메이드도 창작미술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사실, 즉 '발견이 곧 미(美)'가 된다는 혁신적 예술이념을 낳았다. 이런 의미에서 '발견된 오브제'의 대명사로 쓰인다.
자전거 바퀴는 뒤샹이 선택한 최초의 레디 메이드이다. 그는 1913년에 그것을 의자에 붙여 전통적 조소에 반드시 등장하는 좌대를 비꼰 <자전거 바퀴>를 발표하였다.(중략) 1917년에는 그 유명한 <샘>을 발표하였다. 묘한 성적 상징을 암시하는 R. Mutt라고 서명한 남성용 소변기가 미술계에 던진 충격은 대단했으며, 단번에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1919년에는 <모나리자>의 복제물에 수염을 그려 넣은 <L.H.O.O.Q>를 발표하였는데 기성예술의 최대 걸작을 일개 풍자물로 만든 행위로 인해 또 한번 풍파를 일으켰다. (중략)
뒤샹은 자신의 혁신적 행위를 '예술작품의 비인간화', '물체에 대한 새로운 사고'로 주장하였는데 전후의 거의 모든 아방가르드. 즉 정크 아트, 팝 아트, 네오 다다, 누보 레알리슴, 미니멀 아트, 개념예술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뒤샹 자신은 "미의식을 파기시키려는 의도에서 나는 레디 메이드를 발견하였다. 그런데 네오 다다에서는 도리어 그것을 채택하여 미를 부여하고 있다. 나는 병 건조기와 변기를 그들 얼굴에 야유 삼아 무참히 내던졌는데 그들은 이제 그것을 미적으로 찬미하고 있다."라고 술회한 바 있다.
출처 - 현대미술사전,안연희,1999,미진사≪일부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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