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초현실주의 Neo-Surrealism
미국 하이퍼리얼리즘의 세력이 완화된 1970년대 후반부터 대두한 미술경향. 정교한 사실적 형태감각이 부각된 점에서는 하이퍼리얼리즘의 영향으로, 서로 연관이 없는 물체들을 한 화면에 배치해 데페이즈망 기법을 연상시킨 점에서는 초현실주의의 계승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하이퍼리얼리즘의 지나친 엄격성과 비감정적, 비개성적 측면에 식상하여 등장한 것으로 추상표현주의 이래 굳어져온 '형식' 중심의 모든 경향에서 탈피한 내용 중심의 구상미술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내용과 형식).
사실 하이퍼리얼리즘은 표면적으로는 분명히 구상이나 감정 및 정서의 철저한 배격이란 점에서 미니멀 아트와 같은 소위 '쿨아트'와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어느 면에서 모더니즘의 형식성, 순수성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초현실주의에서는 이러한 이념적 탈피가 두드러진다. 이는 1970년대에 와서 두드러지기 시작한 다원주의 현상과 포스트모더니즘의 본격적인 대두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
이 경향에 포함시킬 수 있는 작가는 1960년대부터 시카고에서 활동한 짐 너트, 글래디스 닐슨, 에드 파스크, 로저 브라운 등 이른바 시카고 이미지스트 아트의 주역들을 비롯해 하워드 캐노비츠, 오드리 플래크, 마이클 소와 등이 있다. 시카고 이미지스트들은 데페이즈망 기법을 사용해 다분히 환상적인 사실적 화풍을 조성했기 때문에 평론가 루시 스미스의 말대로 과거 초현실주의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캐노비츠나 플래크는 원래 하이퍼리얼리즘으로 출발했으나 1970년대에 와서는 그 기법적 측면만 수용했을 뿐 내용에 있어서는 초현실주의와 훨씬 가까웠다. 캐노비츠의 작품은 인물, 풍경, 정물 등이 기묘하게 얽혀 있는 것이 특징인데 제목 역시 상당히 시적이다. 이를테면 <청색의 아침식사 1978>가 대표적이다. 플래크 역시 원근법을 무시한 사실적 묘사를 통해 환상적, 몽환적인 느낌을 전달하였다. 그녀는 화면에 양초, 나비, 꽃, 장미, 목걸이, 찻잔, 초상화, 서류 등과 같은 상징적인 물체들을 데페이즈망 기법으로 배열하여 현실에서의 이탈효과를 수반함으로써 감상자로 하여금 꿈이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감정을 갖게 만들었다.
출처 - 현대미술사전,안연희,1999,미진사 ≪일부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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