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용어 - 상징주의 Symbolisme
상징주의 Symbolisme
19세기 말 프랑스 문단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일어난 상징주의 운동에 영향을 받아 1880년대 후반부터 성행한 미술사조이다. 당시 유럽에서는 급격한 산업화에 힘입어 세속주의와 실증철학이 만연하였는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프랑스의 말라르메, 랭보, 영국의 오스카 와일드, 독일의 릴케 등의 문인들 사이에서 열병처럼 번진 사상이 바로 상징주의로 미술계에서는 사실주의와 인상주의에 대한 반발로 나타났다. 특히 천사는 보이지 않아 그릴 수 없다고 한 쿠르베의 사실주의 이념에 대한 반발이 그 최초의 징후였다. 상징주의란 말은 프랑스의 문필가 장 모레아스가 1886년 9월 프랑스의 ≪피가로≫지에 발표한 상징주의 선언문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미술에서의 상징주의의 이론적 기반은 평론가 알베르 오리에에 의해 세워졌다. 그는 1891년 3월 ≪메르퀴르 드 프랑스≫지에 논문 <회화에 있어서 상징주의>를 발표해 모레아스의 상징주의 이론을 미술에 적용시키고, 1892년에는 아이디어 회화(painting of ideas)로 상징주의의 정의를 내렸다. 그는 자신의 논문에서 예술에는 그것을 밑받침 해줄 수 있는 사상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주관성, 장식성, 상징성, 상상력 등을 다 포함하는 종합적 예술의 타당성에 대해 피력하였다.
(일부생략)
일상적 세계의 표면적 탐험이 아닌 내면의 심연을 조형적으로 가시화시키는 것을 예술의 원리로 본 오리에의 예술이념은 상징주의자들의 작품세계에 그대로 관철되었다. 이들은 유심론에 기초해 내면적 사고, 욕구, 환상 등의 세계를 가시화시키는 것을 방법론으로 받아들였다. 이러한 사고는 사실 19세기 초 낭만주의에서부터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일부생략) 이후 고갱의 제자들이 결성한 나비는 상징주의의 직접적 선구자로 평가되고 있다. 회화는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고 본 모리스 드니의 사상이 그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이다.
상징주의의 선봉자들로는 프랑스의 귀스타브 모로, 퓌비 드 샤반, 오딜롱 르동, 외젠카리에르 등이 있다. 드니가 '미술계의 말라르메'로 격찬한 르동은 낭만주의 문학에 깊은 영향을 받아 인간의 감성을 기묘한 환상적 형태로 가시화시켜 20세기 환상예술의 개척자가 되었다. 들라크루아의 예찬자였던 모로의 몽상적, 예언적 화면은 비어즐리의 작풍과 비교의 여지를 남겼다. 카리에르 역시 몽환적, 문학적 내용을 무채색 화면에 담았다. 꿈, 무의식의 탐구는 이들 작품의 중심테마였다. 이 때문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영향을 받은 1920년대의 초현실주의 작가들은 상징주의에 깊이 매료되기도 했다(정신분석학과 미술).
상징주의 운동은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각지에 확산되었으며 주관적 감정의 표출이란 점에서 20세기 초 성행한 표현주의와도 연관성이 있다. 벨기에의 진 델빌레, 페르난드 크노프, 스위스의 페르난디드 홀더, 노르웨이의 뭉크, 네덜란드의 얀 투로프, 미국의 앨버트 핑검 라이더 등이 참가하였다. (일부생략) 표현주의의 대표적 화가이기도 한 뭉크의 알레고리 작품들에서는 세기말적 불안에 젖은 예술가들의 자기반성적 사고를 읽을 수 있다. 크노프는 라파엘 전파와 같은 도피주의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환상적 작품을 발표하였다.
상징주의는 시각화시키기 어려운 감정, 감각을 묘사하여 한 까닭에 추상미술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형식주의에서는 배척을 당했다.
출처 - 현대미술사전,안연희,1999,미진사 ≪일부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