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 화가이야기/작품 이야기

보이지않는선수The Secret Player - 르네 마그리트

이자벨우 2024. 1. 29. 12:00

 

보이지 않는 선수 The Secret Player 152X195, 1927


<보이지 않는 선수 The Secret Player>는 마그리트의 그림 중 가장 수수께끼 같은 작품이다. 보기 드문 대작으로 제작시기는 1927년 봄 브뤼셀의 르 상토르(Le Centaure)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기 열마 전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개인전에 함께 전시된 작품으로는 역시 대작이고 비슷한 시기에 완성된 <위협을 느낀 살인자>(1927)가 있다.  <위협을 느낀 살인자>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시초가 될 만한 전작이 없으며 동일한 모티브를 이어받은 후작이 없다.  <보이지 않는 선수>는 매우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러티브를 담고 있는 듯하며, 아직까지 확정적인 해석이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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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모를 정원에서 흰옷을 입은 두 남자가 야구를 하고 있다. 시선을 왼쪽의 어딘가에 고정시키고 있는 이들은 거대한 거북이처럼 보이는 물체를 야구 방망이로 친 듯하다. 정원 중앙을 가로지르는 가로수 양편에는 거대한 난간 기둥이 늘어서 있고, 그 각각에서는 나뭇가지가 자라나 있다. 우측에 자리한 작은 헛간의 열린 문틈으로는 마스크 형태의 도구를 얼굴에 쓴 젊은 여성의 모습이 전신의 3/4 정도 보인다. 한밤중의 괴기스러운 고요함과 누군가 숨소리조차 내지 않기 위해 애쓰는 듯한 긴장감이 그림을 지배한다. 공중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물체조차 움직이기보다는 허공에 고정되어 있는 듯하다. 그리고 야구를 하고 있는 두 남성도 동작을 하던 중에 얼어버린 듯한 느낌을 준다.
 
(중략)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북이는 라루스 백과사전에 수록된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서 이 또한 1년여 전쯤 <모험의 옷>(1926)에 등장했던 이미지다. 마그리트는 이미 다른 작품에서 사용한 요소나 물체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곤 했는데 이러한 추세는 이후에 더욱 강화된다. 한편, 개별적으로는 이해 가능한 요소들을 내러티브에 서로 연관성 없이 병합시키는 특성 또한 이후 작품에서도 계속 나타난다. 
 
출처 - 초현실주의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 전시도록(서울시립미술관 2006~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