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용어 - 모노크롬 monochrome
모노크롬 monochrome
원래는 단색화(법), 단색사진 및 영화 등의 총칭이나 미술적으로는 한 가지 색이나 같은 계통의 색조를 사용하여 그린 그림을 말한다. 따라서 단색화로 번역되며 다색화인 폴리크롬(polychrome)과 대비되는 개념. 현대회화, 특히 1950, 60년대의 회화에서 모노크롬적 경향이 많이 나타났는데 색채가 주는 모든 감정적 영향을 배제한 하드 에지 페인팅, 형태와 색채의 극단적인 절제를 표명한 미니멀 아트 등이 대표적 예이다.
그러나 그 선구자격으로는 무채색의 기하학적 화면을 통해 승화된 감성의 극치를 보여준 절대주의의 말레비치, 공간주의를 주창한 루치오 폰타나, 비물질화 개념을 통해 물질의 기화를 시도한 이브 클랭, 똑같은 단색조 화면을 통해 무념무상의 경지를 개척한 애드 라인하르트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의 단색화에 대해 감정의 여과를 통해 고도의 정신적 무아지경을 이룩했다는 찬사도 있지만 지나친 결벽증이 초래한 삭막한 공백의 장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다.(중략)
클랭은 1946년에 이미 단색화를 시도했을 만큼 단색조에 대한 관심과 집착이 대단했다. 비물질화 개념의 실현을 위해 일종의 찬선의 체험을 하게 만드는 청색의 단색화를 1960년대까지 발표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인터내셔널 클랭 블루, 인터내셔널 클랭 골드, 인터내셔널 클랭 로즈 등의 특수 단색을 개발해 특허까지 얻었다. 프랭크 스텔라, 로버트 맨골드, 로버트 라우센버그, 피에로 만조니, 엘즈워서 켈리, 아그네스 마틴, 로버트 라이만 등은 모노크롬의 대표적 작가들이다.(중략)
단색의 사용은 사실 회화에만 국한되지는 않았다. 존 맥크라켄, 도널드 저드, 댄 플래빈 같은 미니멀 조소가들의 작품에서도 뚜렷이 드러났는데 맥크라켄은 원색의 광택 있는 칠을 한 판대기를, 저드는 육면체의 상자를, 플래빈은 색깔 있는 형광등을 주로 사용하였다.
(중략)
모노크롬적 성향은 1980년대 이후 네오 지오의 피터 핼리를 비롯해 게르하르트 메르츠, 토마스 쉬테 등의 기하학적 작품, 옵 아트의 리바이벌 형태를 구사한 필립 타피의 선 위주의 작품에서 다시 나타났으나 과거처럼 관념성, 이론성에 기초한 지적 성향보다는 사회적, 문화적 메타포의 성격을 강하게 드러냈다. 마크 탠지는 구상화에 모노크롬을 도입하여 갈색, 청색조의 인물화 및 풍경화를 제작하였다.
출처 - 현대미술사전,안연희,1999,미진사 ≪일부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