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용어 - 글라스노스트 Glasnost
글라스노스트 Glasnost
원래는 1980년대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표현과 정보에 대한 개방정책을 뜻하나 미술적으로는 비이념적, 비국가적 사상에 기초한 자유로운 '개방미술'에 대체되는 의미를 지닌다. 페레스트로이카 역시 옛 소련의 개방정책으로 양자가 비슷하게 쓰인다.
1953년 스탈린의 죽음으로 사회주의 이념으로 충만했던 옛 소련은 해체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후르시초프에서 고르바초프로 정권이 이어지는 동안 개방의 물결이 고조됨에 따라 러시아의 문화, 예술계에도 이념적 억압이 자취를 감추고 개방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옛 소련의 개방정책에 따른 미술의 흐름은 '글라스노스트'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기류로 편승하게 되었다. 그 결과 1970년대에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대한 거센 반발이 두드러졌는데 이를 발단으로 작가들은 세계와 현실을 자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당의 조종에 따른 미적 편견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미술을 개발해야 될 임무에 직면하게 되었다.
글라스노스트의 전개에 기여한 작가들로는 레프 타벤킨, 타티아나 나자렌코, 세르게이 슈토프, 세르게이 볼코프, 일리야 카바코프, 에릭 불라토프, 드미트리 프리고프, 콘스탄틴 스베스도쵸토프, 안드레이 필리포프, 이반 루베니코프, 유리 레이더만, 바딤 사하로프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에서도 불라토프, 카바코프, 프리코프 등의 몇몇 작가들은 오늘날의 글라스노스트의 전개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대표적 작가들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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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글라스노스트 작가들은 과거 사회주의 이념의 폐단과 부당성을 파헤치고 고발함으로써 오늘날의 러시아 미술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는 데 이바지하였다. 1990년 4월부터 두 달간 뒤셀도르프의 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러시아 미술 1990> 전은 러시아 화단의 급격한 변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표적 전시회였다.
출처 - 현대미술사전,안연희,1999,미진사≪일부발췌≫